물동량실적 상하이·톈진 vs 닝보 희비교차
한중항로는 운임이 연초 사상 최고치를 찍는 등 쾌조의 출발을 보였지만 하반기 이후 물동량 약세와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운임 수준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동안 한중 양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270만99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283만7700TEU에서 4.5% 감소했다.
수출과 수입 모두 감소세를 띠었다. 수출물동량은 3% 감소한 95만5400TEU, 수입물동량은 4% 감소한 159만9600TEU로 각각 집계됐다.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15% 감소한 15만4800TEU에 그치며 지난해에 이어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중국 항구별로 보면, 상하이가 13% 감소한 66만6900TEU, 톈진(신강)이 14% 감소한 30만2000TEU를 처리하며 침체에 빠졌다. 다롄도 6% 감소한 15만4300TEU를 기록, 역신장세를 냈다. 반면 칭다오는 2% 늘어난 45만4500TEU, 닝보는 16% 늘어난 29만7800TEU를 각각 처리하며 긍정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상하이항의 부진은 도시 봉쇄가 큰 영향을 비쳤다. 상하이항은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올해 3월 말부터 5월 말까지 두 달 이상 도시가 봉쇄되면서 선박 입출항이 제한됐고 하역 작업도 큰 차질을 빚었다.
월별로 보면, 올해 1월 11%의 두 자릿수 성장률을 냈다가 한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뒤 상반기 내내 약세를 보였다. 특히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상하이시가 봉쇄된 3월과 4월엔 2019년 9월 이후 2년여 만에 두 자릿수 감소율을 띠었다.
올해 상반기 물동량 누계는 6% 감소한 160만5600TEU에 머물렀다. 수출화물은 2% 감소한 56만5400TEU, 수입화물은 6% 감소한 94만8500TEU, 피더화물은 21% 감소한 9만1700TEU였다.
하반기 들어선 7월 한 달 깜짝 반등에 성공하며 7%의 성장률을 거뒀지만 8월 이후 세 달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8월엔 그나마 감소율이 소폭(-0.2%)에 그쳤지만 9월과 10월엔 8%를 웃돌면서 선사들을 울상 짓게 했다.
하반기 네 달(7~10월)간 물동량은 2% 감소한 110만4200TEU에 머물렀다. 수출화물은 4% 감소한 39만TEU, 수입화물은 1% 감소한 65만1100TEU, 피더화물은 3% 감소한 6만3100TEU로 각각 집계됐다.
수출화물 약세는 주요 품목인 합성수지(레진)의 부진이 배경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2년 1~10개월간 중국으로 수출된 석유화학제품은 495만t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547만t에 비해 9% 감소했다. 코로나 사태 첫 해인 2020년 23% 급증했다가 지난해 15%의 두 자릿수 감소세로 돌아선 뒤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이어갔다. 이 중 합성수지는 지난해 445만t에서, 올해 426만t으로 4% 줄었다.
중국은 2020년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내수 활성화에 나서면서 원부자재인 레진 수입을 늘렸다가 지난해부터 수입 폭을 줄이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한중 관계 경색 등의 이유로 수입화물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중국으로 수출되는 레진 화물과 소비재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운임은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지만 상고하저의 경향이 뚜렷했다. 올해 초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수입 운임은 4분기 들어 반 토막 났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올해(1~12월 둘째주) 평균 중국 상하이발 부산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308달러로, 지난해 278달러에 비해 8% 상승했다.
수입 운임은 지난해 8월 18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가 상승 반전해 한 달 뒤 300달러를 넘어섰고 연말엔 사상 처음으로 400달러를 돌파했다.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1월14일 456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2월 중순까지 8주 연속 400달러대를 기록하다 같은 달 말 300달러 선으로 떨어졌고 반년이 지난 8월12일 200달러대로 하락했다.
12월9일자 수입 운임은 269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치에 비해 41% 하락했다. 다만 100달러 초반대를 기록했던 2019년에 비해선 여전히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수출항로 운임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100달러 선을 유지하다 최근 10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2000년대 이후 100달러선을 유지하던 수출 운임은 2020년 7월 해수부가 의욕적으로 시행한 운임공표제 개편안이 오히려 시황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1달러로 추락했다. 운임공표제 강화 이후 화주들이 외부에 공표되는 현물운임 대신 신고만 하고 발표는 하지 않는 장기계약운임으로 전환하면서 운임 인하를 노골적으로 요구한 게 이유였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수출화물이 호조를 보이고 선박 용선료도 크게 오른 것을 배경으로 선사들이 일제히 운임 회복에 돌입하면서 1년4개월 만에 1달러를 벗어난 데 이어 한 달 뒤 12년 만에 처음으로 100달러를 넘어서는 호조를 보였다. 올해들어서도 강세를 띠던 수출 운임은 수요 부진이 본격화되면서 지난 9월 두 자릿수대로 떨어졌고 11월 들어 한 자릿수대가 시장에 출현했다.
해진공이 발표하는 수출항로 운임지수(KCCI)는 12월12일 현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54달러를 기록했다. 처음 발표됐던 11월7일의 295달러에서 40달러가량 떨어졌다. 운임지수엔 저유황할증료(LSS) 280달러가 포함돼 있다.
선사 관계자는 “한중항로 운임은 물동량 약세에도 항만 적체와 해운 경기 호황에 힘입어 상반기까지 강세를 보이다 하반기부터 세계적인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아 빠르게 하락했다”며 “9월 이후 25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수입 운임이 12월 들어 회복세를 띤 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출처 - 코리아쉬핑가제트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