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운임이 코로나 이전인 2018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글로벌 경기 위축과 수출 부진으로 해운 물동량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덕분에 수출 기업들은 물류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건화물선의 국내 항구 입항 물량은 3만9262R/T(운임 톤)로 전년 동기(4만3552R/T) 대비 9.8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출항 물량도 3만2069R/T에서 2만8914R/T로 9.83% 줄었다.
주력 해운 산업인 컨테이너선 물동량도 감소했다. 지난 1월 기준 국적선의 부산항 입항 물량은 6만7131.75TEU로 전년 동기(7만2686.5TEU) 대비 7.6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출항 물량은 6만5718.5TEU로 전년 동기(6만8948.25TEU) 대비 4.68% 줄었다.
물동량 감소로 운임지수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월 1000선이 무너졌으며, 지난달 말 기준으로 923.78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초 SCFI는 5109.6였는데 1년여 만에 80% 넘게 감소한 것이다.
건화물선지수(BDI)도 지난 2월 들어서는 530까지 급락했다가 지금은 전년 동기(2307) 대비 36.15% 감소한 1473을 기록 중이다.
31일 기준 상하이~미주 서안 운임은 1TEU(길이 6m 컨테이너 1개)당 1148달러로 2018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운임을 기록했다.
해운업계가 갑작스런 불황에 빠지면서 국적 해운사 HMM의 매각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KDB산업은행은 국내 원양선사인 HMM을 해외에 매각할 수는 없다는 의지를 갖고, 국내 대기업을 상대로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X그룹, CJ대한통운, 에스엠(SM)상선, 현대중공업 등이 HMM을 인수할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어느 기업이든 HMM을 인수하려면 약 4조원 가량이 필요하다. 매각 대상인 산은(20.69%)과 해진공(19.96%)이 2조6800억 원어치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도 모두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7조원이 넘는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반영한다면 인수가는 10조 원 가까이 치솟을 수 있다. 하지만 해운업 시황이 나빠지고 있어 후보 기업들의 인수 의지가 꺾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해상운임 하락이 국내 수출기업에게는 오히려 호재가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LG전자, 현대모비스의 물류비가 각각 1조원, 6000억원 가까이 급감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물류비가 줄어들면서 수출기업들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출처 : 폴리뉴스 / 김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