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에 하반기 회복 난항 선박은 되레 늘어 추가 운임 하락 전망
대규모 적자 불가피···대응책 마련 기습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 모습 [사진=연합뉴스]
해상 물동량 감소 폭이 예상치를 넘어섰다. 반면 선박은 지난해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해운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해운 운임 하락을 ‘조정기’라고 정의했으나, 글로벌 경기침체와 함께 급감하는 물동량을 두고 업황 회복을 점치기 힘들어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5일 해양수산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건화물선의 국내 항구 입항 물량은 3만9262R/T(운임 톤)로 전년 동기(4만3552R/T) 대비 9.8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출항 물량도 3만2069R/T에서 2만8914R/T로 9.83% 줄었다.
한국의 주력 해운 산업인 컨테이너선 물동량도 감소했다. 지난 1월 기준 국적선의 부산항 입항 물량은 6만7131.75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한 개 분량)로 전년 동기(7만2686.5TEU) 대비 7.6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출항 물량은 6만5718.5TEU로 전년 동기(6만8948.25TEU) 대비 4.68% 줄었다.
올해 건화물선 글로벌 해상물동량 증가 전망치는 0.8%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현실은 연초부터 국내 항구의 대규모 물동량 감소가 나타난 것이다.
국내 항구에 입·출항하는 선박은 세계 주요 항구도 일주하는 만큼 글로벌 해상물동량 역시 비슷한 폭으로 감소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1월 대규모 물동량 감소 이후 주요 운임지수도 바닥을 찍었다. 올해 초 1061.14를 기록했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월 1000선이 무너졌으며, 지난달 말 기준으로 923.78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초 SCFI인 5109.6과 비교하면 81.92% 감소했다. SCFI 지수가 1000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0년 6월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올해 초 1250으로 시작한 건화물선지수(BDI)는 2월 들어서는 530이라는 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는 전년 동기(2307) 대비 36.15% 감소한 1473을 기록 중이다.
물동량은 큰 폭 감소했지만 선박은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예상되는 글로벌 벌크선대는 9억8550만DWT(재화중량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할 전망이다. 컨테이너선 시장에는 올해만 약 200만TEU에 달하는 신규 컨테이너 선박이 글로벌 해운 시장에 투입된다. 물동량 감소와 선박 증가가 겹치면서 추가적인 운임하락도 예상되고 있다.
당초 해운업계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급등한 해상운임이 올해 상반기에는 조정기를 거쳐, 하반기에는 코로나19 대유행 종식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예상을 넘어서는 물동량 감소에 하반기 시황 회복을 장담하기 힘들어졌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주요국의 경기침체, 세계적인 고금리 기조로 인해 물동량 회복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올해 해운업계의 대규모 적자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해운사들이 지난 2년의 호황 동안 모아둔 돈이 있어 당장의 손해는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경제나 대외환경이 가장 먼저 반영되는 업계기 때문에 해운사들이 당장에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주요 해운사들은 운임이 손익분기점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해 수익구조를 변경하고, 재무구조 안정화를 꾀하는 등 대응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출처 - 아주경제 / 김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