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개 항구 점유율 52.8% 달해
- 안병길 의원 “보안성 전수조사 필요”
미국 주요 항구에서 ‘스파이 장비’ 논란을 빚은 중국 상하이전화중공업(ZPMC)의 대형 크레인이 국내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을 비롯한 국내 항만에도 대거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미국 정부는 정교한 센서가 부착된 ZPMC 크레인이 군의 해외 물자 이동 정보를 수집하며 ‘트로이 목마’ 같은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부산신항 2부두의 중국 상하이전화중공업 크레인. 부산신항만(PNC) 홈페이지 캡처
16일 국민의힘 안병길(부산 서·동구) 국회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부산항 등 국내 10개 항구에서 운용되는 809개 크레인 가운데 절반이 넘는 427개(52.8%)가 ZPMC 제품으로 확인됐다. 주요 항구별 ZPMC 크레인 비율을 보면 부산항이 55.4%(538기 중 298기)였다. 이 밖에도 평택항 75.0%(28기 중 21기), 인천항 68.1%(113기 중 77기), 울산항 62.5%(24기 중 15기) 등 대부분 과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포항항 목포항 군산항 마산항 대산항 등 나머지 항구는 모두 100% ZPMC 크레인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수 광양항은 10.3%이다.
ZPMC 크레인은 선박에서 항만으로 컨테이너를 내리거나 거꾸로 선박에 컨테이너를 실을 때 사용하는 안벽크레인(STS 크레인)이다. 이 크레인은 화물의 출처와 목적지를 등록하고 추적할 수 있는 첨단 센서를 갖췄다. 이에 미군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실리는 물품에 관한 정보를 중국 측에 제공할 수 있다는 의심을 받는다. 더욱이 이 크레인은 원격으로 접근할 수 있어 미국 물류망을 어지럽히는 데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 의원은 “국가 기반 시설인 항구는 그 어떤 곳보다 철저한 보안이 유지돼야 하는 만큼 작은 안보 우려도 명백하게 검증해야 한다”며 “국내 항구에 설치된 모든 크레인을 대상으로 보안성을 점검하는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 국제신문 /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