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최소화 위한 조치…해운사 본연 경쟁력 강화 추진
글로벌 해운사들이 해상운임 감소에 따른 손실이 커지자 공급을 줄이는 임시 결항에 나서며 수익성 보호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으로 분류되는 2만4000TEU급 'HMM 함부르크호'. /HMM
해운사들이 최근 해상운임 감소로 인해 손실이 커지자 공급을 줄이는 임시 결항에 나서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양새다.
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이 소속된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는 지난 1월부터 수요나 운임이 급감할 때 피해를 줄이기 위해 운항 횟수를 줄이는 '블랭크 세일링(임시 결항)'을 시작했다.이번 임시 결항으로 디 얼라이언스는 기존 계획보다 운항을 36% 줄였다.
HMM을 비롯해 세계적인 해운사들도 임시 결항을 결정하고 운항을 줄이고 있다. 세계 1위 해운사인 스위스 MSC와 2위인 덴마크 머스크가 결성한 해운동맹 '2M'은 전체 운송의 29%를, 또 다른 해운 동맹체 '오션 얼라이언스'는 23%를 줄였다.
이처럼 해운사들이 잇따라 운항 취소에 나섰지만 운임 하락을 막기는 역부족이다. 글로벌 해운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지난 3일 기준 931.08을 기록하며 전주보다 1.65% 떨어졌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3일 기준 931.08을 기록하며 전주보다 15.60포인트 하락했다. SCFI는 지난해 1월 코로나19 팬데믹 종료에 의한 물동량 증가로 사상 최고치(5109.6포인트)를 기록한 뒤, 경기 침체가 현실화되며 13개월 동안 80% 넘게 폭락했다.
여기에 최근 컨테이너 신조선 인도량이 늘어나면서 컨테이너 운임의 전체적인 내림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올해 신조 컨테이너선 인도 물량은 210만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전망된다. 이는 국내 1위 해운사인 HMM의 컨테이너선 선복량(약 81만6000TEU)의 2.5배 수준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수요는 줄어드는데 컨테이너선 공급은 늘어나는 상황이라 임시 결항을 진행하는 것이다"며 "완전히 항로를 막는 것이 아니라 임시 조치이며 여건이 개선되면 다시 운항한다"고 설명했다.
해운업체들은 해운사 본연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컨테이너선 뿐만 아니라 벌크선을 확대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친환경 선박에 대한 선제 투자로 시장을 장악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컨테이너운임지수가 추락하는 가운데 벌크선 운임지표인 발티운임지수(BDI)는 지난 3일 기준 1145로 전주 대비 46포인트(p) 올랐다. BDI는 올 초 1250에서 지난달 530까지 떨어진 후 다시 반등을 시작, 연초 수준까지 회복했다.
친환경 선박 투자는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배출 규제에 따라 기존의 벙커C유를 사용하는 선박을 사용할 수 없게 되는데, 미리 친환경 연료를 이용하는 선박으로 대체해 선복량을 유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해운사 관계자는 "장기 불황의 초입에 선 지금이 오히려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발빠른 전환으로 선복량을 미리 확보하면 향후 불황이 끝났을 때 더 많은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운 시황은 워낙 다양한 요인 상존하고 있어 어떻게 된다 장담하기 어렵다"며 "중요한 것은 해운사 스스로 경쟁력 강화하고 향후 시장이 개선됐을 때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 더팩트 / 김태환(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