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컨테이너선. 사진: HMM 제공
작년부터 이어진 글로벌 해운 운임 지수의 약세가 ‘끝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가 해운 운임을 끌어내리면서 1년 새 5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여기에 세계 1∼2위 선사들의 해운 동맹 해체 소식까지 전해지며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컨테이너선 시황을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지난 20일 기준 1029.75로, 전월(12월 16일 기준 1123.29) 대비 10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특히, 5100선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점을 기록했던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무려 5분의 1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해운사는 통상 연간 장기계약 또는 단기 계약을 통해 컨테이너를 운송하는데 장기계약은 연초 SCFI 등 스팟 운임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다. 즉, 운임이 낮아진 상황에서 계약을 체결할수록 수익이 줄어드는 셈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등 3고(高) 여파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며 물동량이 크게 감소했고, 이는 해운 운임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계 최대 해운동맹체로 꼽히는 ‘2M 얼라이언스’(이하 2M)가 최근 해산을 선언하면서 추가 운임 하락에 대한 가능성마저 높아지고 있다. 2M은 최대 해운선사인 머스크(Maersk)와 MSC가 속했던 해운동맹체로, 지난 2014년 결성됐다.
2M은 단 2개 기업으로 구성된 연합체지만, 전 세계 컨테이너 운송시장 점유율의 17%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큰 단체로 평가받는다. 이런 두 기업이 갈라설 경우 노선 확보를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운임은 더욱 낮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해운 운임의 마지노선을 900선으로 분석한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지난 3년간 호황을 누린 해운업계가 거금을 투입해 사선 비중을 높이는 등 운임지수 하락에 대비해 체질 개선을 이뤘냈다지만, 900선 밑으로 내려가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유일이 국적 해운사인 HMM도 현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HMM의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최근 HMM 매각 관련 업무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운임 지수가 1년 가까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치솟던 ‘몸값’에 급제동이 걸렸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 지분 가치만 4조원에 달하는데 이익에 대한 전망까지 불투명해진다면 인수자 입장에선 선뜻 나서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출처 - 대한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