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공청회, 김정재 의원 안보다 후퇴 … 안전운송운임 의무 무력화, 화주 처벌 조항 삭제 예고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정부가 화물차 안전운임제를 폐지하고 위반시 화주 처벌조항을 삭제한 표준운임제를 새로 추진하겠다고 밝혀 ‘개악’ 논란이 일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8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화물운송시장 정상화 방안 공청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안전운임은 화주가 운수사업자나 화물노동자에게 지급하는 안전운송운임과 운수사업자가 화물노동자에게 지급하는 안전위탁운임으로 구성된다. 정부는 이 중 화주가 운수사업자에게 지급하는 안전운송운임을 ‘가이드라인 방식’으로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공청회에서 발제를 맡은 이태형 한국교통연구원 물류연구본부장은 “차주가 수령하는 운임은 강제해 차주를 보호하되 화주-운수사 간 운임은 가이드라인 방식으로 제시한다”며 “운송사·화주에 대한 제재 규정은 시정명령 후 단계적 적용으로 개편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직접 안전운송운임과 안전위탁운임의 최소치를 정해 고시했던 것과 달리 운임계약에 참고사항이 되는 수준으로만 안전운송운임 수준을 제안하겠다는 얘기다. 즉 화주는 정부가 공포한 안전운송운임을 지키지 않아도 되고 안전운송운임을 주지 않으면 처벌받았던 이전과 달리 처벌 조항을 점차 삭제해 나간다는 의미다.

화주 처벌면제 조항은 지난해 11월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해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반발로 철회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화물자동차법) 개정안에도 담겨 있던 내용이다. 당시 국토부는 “정부는 안전운송운임 및 화주 처벌조항 삭제를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번 ‘정상화 방안’은 당시 국토부 해명이 무색할 정도의 내용을 담고 있다.

화물노동자에게 최소한의 운임을 보장해 과로·과적·과속을 막는다는 의미를 담은 ‘안전’운임제의 명칭도 바뀐다. 이 본부장은 “안전운임제의 교통안전 효과가 불분명하고, 가이드라인 방식으로 운임제를 개편하므로 표준운임제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적용 품목은 기존과 동일하게 컨테이너와 시멘트에 한정해 운영하고 3년 일몰제로 2025년 12월까지 운영한다.

화물연대본부 조합원들은 이날 공청회에서 “경청 없는 공청회 규탄한다” “이윤만 챙기며 안전은 책임 없다는 대기업 화주 물러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박귀란 화물연대본부 전략조직국장은 “이번 정상화 방안의 기조는 화주 책임은 없애고 이윤추구를 더 쉽게 하는 방안”이라며 “안전운임제 개악을 제외한 나머지 제안은 모호하거나 실효성이 없어 안전운임제 개악에 방점이 찍힌, 안전운임제 개악 명분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꼬집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